윤희주 / 민족학교 프로그램 디렉터 (중앙일보 8-17-09)
오는 22일 토요일 저녁 6시 '청소년의 꿈과 희망을 위한 2009 문화의 밤'이 열린다. 미래의 희망인 청소년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미래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준비한 문화행사이다.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자라 개인들의 재능을 살려 이 사회의 든든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커뮤니티의 정성이 만드는 공연이다.
청소년들이 꿈을 키우고 희망을 가꿔나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미래의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고 필요한 지식을 쌓고 인성을 키울 수 있도록 부모가 올바른 역할을 해야 할 것이고 사회에서는 적절한 환경과 공정하고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여 마음껏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청소년은 바로 이 사회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재능 있는 청소년들이 이민 신분 때문에 대학 진학의 꿈마저 접어야 하고 어린 아이들이 이민신분이나 비용 등의 장애물 때문에 질병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열심히 일하여 가족을 부양하는 부모들조차 불안에 떨어야 하는 이 사회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금 미국은 미래를 위한 중요한 기로에 있다. 더 이상 이민자를 이방인으로 대할 수 없는 미국 사회에서 이민자와 소수민족 저소득층을 옹호하는 입장과 정치적으로 배척하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으며 보수와 진보를 떠나 색깔 시비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의료개혁과 이민개혁 관련 기사들을 읽다 보면 마치 오래전 신문을 읽는 것같은 착각마저 든다. 소수민족이 아무런 권리도 행사할 수 없었던 조금의 정치적 자유도 허락되지 못했던 시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지만 더 이상 평등은 요구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력이 우리를 감싸고 있는 것만 같다.
그러나 역사는 발전한다.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높이려 하면 보복이라도 하듯 탄압이 쏟아졌지만 소수민족은 투표권을 쟁취했고 이제는 버젓이 의회에서 의석을 차지하고 더구나 최초의 유색인종 대통령까지 탄생시키지 않았는가.
이민자를 마냥 이민자로만 규정하고 싶어하는 집단이 있는 반면 이 땅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이민자들을 더불어 살아가야 할 미국의 일원으로 인정하고 함께 변화를 일구어내려는 노력들이 있다.
전국민 의료혜택을 논하면서 영주권자라서 서류미비자라서 의료의 사각지대에 방치해도 좋다는 논리 이민개혁을 논하면서 이민자들이 미국의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경제를 좀먹는 주범인 듯이 몰아가는 논리 자유와 평등의 나라 미국을 자랑하면서 교육받을 권리를 서류 한 장 차이로 규정하려는 논리….
수십 년 후에는 낡은 논리가 될 현재의 도전들로부터 당사자인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미래를 지킬 수 있을까?
작은 시냇물이 모여 큰 강을 이루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노력이 모이면 스스로 놀랄 만큼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조용히 휴식하고픈 토요일 저녁 우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변화를 일구어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작은 음악회에 함께 하는 것은 어떨까?
혹시 아는가? 코리안 아메리칸의 5분의 1이 서류미비자이고 이들 중 상당수가 18세 미만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전국에서 무보험율이 가장 높은 소수민족이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던 혹은 외면하고 있었던 정치인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