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중/민족학교 사무국장
(중앙일보 9-16-09)
예전 미국의 대통령 선거 유세장에서 한 후보자는 두 개의 미국을 언급한 적이 있었다.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의 양극화가 선명해지는 미국 의료보험 있는 사람과 의료보험 없이 살아 가는 미국 그리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주류와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비주류가 갈등하는 미국." 요즘 의료개혁의 논쟁이 불거지면서 이 두 개의 미국이 극단적으로 더 심하게는 추악한 이기적인 미국의 모습으로 갈라지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최근 남부 보수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주관한 타운 홀에서 한 참가자는 의료보험 개혁과 관련 이런 발언을 했다. "우리 부부는 현재 800 달러의 의료 보험비를 내며 질 좋은 최상의 의료혜택을 받고 있다. 만약 의료 개혁이 되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새롭게 의료보험에 가입한다면 내가 지금까지 받았던 질 놓은 의료보험 서비스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이 많은 사람들이 의료보험을 통해 병원을 찾는다면 나는 하루 종일 병원에 기다리면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한다. 정부는 의료개혁에서 손을 떼고 개인들이 알아서 보험에 가입하도록 해야 한다."
의료보험 제도에는 공동체라는 소중한 가치가 포함되어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은 예견할 수 없는 다양한 사고 질병 같은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힘들게 살아가는 근로 대중 노약자 아이들은 이런 위협에 제일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을 개인적으로 풀 수 없기에 이 사회 역사는 보험제도라는 것을 만들었다. 여러 개인들이 다 함께 참여해 축적된 보험비를 통해 불의의 질병 및 사고에 처한 개인은 고통스러운 질병도 치료 받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재정 지원도 받을 수 있다.
특히 질병 같은 보건 문제는 잘 사는 사람 못 사는 사람을 구별하지 않는다. 의료보험이 없어 제 때 치료받지 못한 사람으로부터 전염되는 바이러스 및 질병은 한 개인의 문제를 떠난 공공의 문제로 전파된다.
이런 중요한 공공 보건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의료보험의 혜택을 돈 있는 부자들만 누리다면 또한 이윤을 남기는 장사처럼 전락해 버린 고비용의 사립 의료보험 제도만이 유일한 것이라면 우리 사회는 건강해 질 수 있을까?
미국의 사회보장 제도로 잘 알려진 은퇴연금(SSI SSA)과 메디케어 의료혜택이 창립되었던 1930년대와 60년대에도 추악하고 이기적인 미국의 얼굴이 등장했다. 그 당시에도 보수적인 부자들은 왜 내가 가난한 은퇴 연장자를 위해 정부에 세금을 내야 하냐 먹고 사는 문제는 개인 문제지 정부가 제도를 만들어 관여할 일이 아니다 왜 미국을 사회주의 국가로 만들려고 하냐 등의 불만을 쏟아 부었다. 만약 이런 개인주의 의견만 힘을 받아 현재의 월페어나 메디칼 같은 보건복지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미국 사회는 어떠한 얼굴로 바뀌었을까?
미국의 역사를 보면 커다란 바다는 아니지만 목마른 나그네에게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자그마한 옹달샘 같은 공동의 가치가 우리 사회를 변화시켰다. 이 옹달샘을 나누어 마시며 수많은 유색인종 없이 사는 사람들은 좀더 낳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현장에서 땀을 흘렸고 양심 있는 기득권 또한 공동을 위한 희생 그렇지만 큰 틀에서는 그들에게도 이익이 되는 제도에 박수를 쳤다.
의료보험 제도 설립의 성과를 보는 마지막 대통령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힌 오바마 대통령이 이 땅에 성실히 살아가는 모든 이민자에게도 의료보험 혜택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거침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아름다운 미국이 곧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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