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중/민족학교 사무국장
(중앙일보 5-22-09)
몇 년 전 한 동포 언론기관에서 청소년 330 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가 최근 한인 타운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건들과 연결 지어져 마음이 무거워 진다. 당시 설문 조사 질문 중의 하나가 이민 1세 부모들의 모습에서 실망스러운 것을 답하라는 것 이었는데 1위가 부에 대한 집착, 2위가 음주문화 그리고3위로 공중도덕 부재라는 설문 결과가 발표 되었다. 미래의 꿈나무인 2세 동포 청소년들에게 보여 지는 부모들의 모습이 돈 최고 아니면 술 마시는 것, 그리고 남을 생각하거나 배려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부모로 살아가는 모두에게 한 번쯤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오늘, 최근 한인 타운에서 발생하고 있는 불법 매춘 및 주류 업소의 불법 영업 단속 적발 소식을 들으며 그 때 설문조사에 참여 했던, 이제는 대학생이 되었을 2세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제일 우려 되는 답 중의 하나는 “거봐 내가 진작부터 맞았지,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돈 만 많이 버는 것, 주위를 돌아보기 전에 항상 나만 잘 되지 하는 우리 부모님들 병, 정말 못 고친다니까”
올해는 반세기 전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란 글을 쓰신 뒤 피살 당하신 고 김구 선생님의 서거 60주년을 맞는 해 이다. 최근 김구 선생님의 쓰신 글을 읽으며 우리 동포사회의 현 모습,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원하는 동포사회”의 모습을 그려 보며 너무나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음을 느낀다.
당시 김구 선생님은 외세에 의해 나라가 분단되고 한 형제가 극단적인 이념 대결을 통해 큰 싸움을 벌이기 직전의 위기감을 느끼며 다음과 같은 글을 쓰셨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는 우리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힘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최고의 문화로 인류의 모범이 되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 우리 민족의 개개인은 이기적 개인주의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극도로 주장하되, 그것은 저 짐승들과 같이 저마다 제 배를 채우기에 쓰는 자유가 아니요, 제 가족을, 제 이웃을, 제 국민을 잘 살게 하는 데 쓰이는 자유이다. 공원의 꽃을 꺾는 자유가 아니라 공원에 꽃을 심는 자유다. 우리는 남의 것을 빼앗거나 남의 덕을 보려는 사람이 아니라 가족에게, 이웃에게, 동포에게 주는 것으로 즐거움으로 삼는 사람이다. 이것이 우리말에 이른바 선비요 점잖은 사람이다.”
보다 잘 살기 위해 이민을 왔으니 성실히 일하며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너무 돈 버는 것에 집착하다 보니 장사를 하는 지역사회를 바라 보는 모습, 번 것을 작은 정성이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부 하는 모습, 나 보다 힘들게 살아가는 타 민족에 대한 태도, 우린 이런 것들에 너무 소홀 해 우리 후손들의 눈에 부에 대한 집착이 높은 부모로 보이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돈 벌기 우선 주의에 빠지다 보니 부끄러운 사건들이 한인 타운 한 복판에서 일어 나는 것은 아닌지.
우리 이민 선조들은 하와이 사탕 수수 밭에서 경제적, 육체적 어려움, 또한 인종 차별의 아픔에도 굴하지 않고 힘들게 번 돈을 독립자금으로 기부 했고, 자라나는 후손들이 우리의 뿌리와 문화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우리말, 우리 문화를 교육하는 학교를 건설하는 데 노력했다.
이런 자랑스러운 이민 공동체, 교육 문화를 본 받아, 또한 김구 선생님의 글을 다시 한번 읽으며 “우리가 원하는 동포사회”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코리아 타운”은 민족의 정의로운 역사를 교육 하는 뿌리 교육 문화 공간으로, 바르게 사는 인격을 수양시켜주는 바름 문화 공간으로, 나도 중요하지만 지역 사회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애정과 실천으로 동참하는 시민 참여 문화 공간으로, 그리고 다양한 이민자의 문화와 역사가 서로 공존 및 존중 되는 연대 문화 실천 공간으로 자리 잡길 기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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