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인 12-1-08)
정진오/민족학교 5.18재단 활동가
이번 2008년 대선과 함께 캘리포니아에서는 동성 결혼 금지 합법화(동성결혼 금지) 에 관한 법안이 나와 어느 때만큼이나 동성 결혼에 대한 반대의 물결이 심하게 일고 있다. 심지어 동성 결혼 금지법안에 대해 반대를 하는 단체의 경우에는 “너희 때문에 캘리포니아는 게이의 천국이 될 것이다.” “동성애자들은 개나 소보다 못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동성결혼을 찬성하는 것은 기독교를 반대하는 일이다.”등의 항의 전화를 받는 모습도 보인다.
이런 논리들을 보고 있자면 우리가 과거에 미국에서 받았던 차별과 너무 흡사해 섬짓 놀라게 된다. 미국 이민 역사를 보면 피부 색깔이 다르다는 이유 만으로 한인을 포함한 수 많은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차별 받았다. 1900년대 초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아시안 이민자의 토지 소유를 막는 토지 소유 금지법(California Alien Land Law of 1913)을 제정했고, 1940년대까지 아시안이 백인과 결혼하는 것을 금지하는 차별적인 법(Anti-miscegenation laws)이 있었다. 당시 아시안 계 이민자들은 백인보다 열등하고, 동등한 인간이 아니라고 여겨졌기 때문에 백인과의 결혼을 금지하는 법이 제정된 것이다. 가깝게 50년 전에 실제로 존재했었던 법들이다. 하지만 불과 50년 후인 지금 그 당시 차별을 받았던 우리가 이제는 성적취향이 다르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을 차별을 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동성연애자들은 이미 존재하고 있다. 동성결혼이 금지된다고 해서 동성연애자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들의 권리를 빼앗을 뿐이다. 결혼 할 권리를 빼앗는다는 것은 단지 결혼을 못한다는 말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가 병원 응급실에 입원 해 있어도 직계 가족으로 인정되지 못하여 면회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고, 배우자가 병이 있어도 배우자로 인정 받지 못해 직장 의료 보험의 혜택을 나눌 수 없다는 것이며, 함께 살다가 한 배우자가 사망하면 남은 배우자가 받는 연금의 혜택을 못 받는 등 사람이면 가질 수 있는 기본권리를 빼앗아 버린 다는 것이다.
지난 2000년 3월 로마 교황청은 기독교가 2,000년 동안 인류에게 저지른 온갖 죄악을 뉘우친다는 문건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11세기 성지회복이란 이름 아래 일으켜 7만에 이르는 사람을 학살한 십자군 전쟁, 이 전쟁에서 패한 뒤 종교위기와 사회불안이 이어지자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시작하여 몇 세기 동안 온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은 마녀사냥, 1943년 교황 알렉산더 6세는 선교를 앞세워 원주민을 무차별 학살하여 처음 1,500만이던 멕시코 원주민을 16세기 300만으로 줄여버린 신대륙 원주민 학살 등에 이르기까지 지었던 죄를 밝히며 용서를 구했다.
그런데 이번 2008년 대선에서 이미 합법화 된 동성결혼 권리를 다시 빼앗아야 한다며 교회마다, 교단마다 일어나 21세기 식 마녀재판을 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하나님 앞에 누구나 죄인인 우리가 이제 그늘에서 햇볕으로 나오고 있는 그들을 향해 돌을 던질 권리가 있을까.?
지금 현재에도 우리 재미동포들은 아시안으로, 소수민족으로, 이민자로, 또 영어를 잘 못한다는 이유로 차별의 아픔을 경험하고 있다. 그런 차별의 아픔을 아는 우리가 사람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 나와 다르다고 하여 차별하고 그들의 권리를 외면하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정죄에 대한 심판은 하나님만이 할 수 있게 제발 놔두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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