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혁/민족학교 파산법 및 주거법 담당 변호사 (중앙일보 5-28-2010)
한인타운 이민자 삶에 대해 한인타운 노동연대와 Data Center가 2009년에 공동으로 발표한 "되찾아야 할 코리아타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가 있다. 이 보고서에는 위기에 처한 한인타운 주거 상황이 드러나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세입자 중 58%가 자신의 수입의 절반 이상을 렌트에 사용하며, 47%는 과밀 주택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91%는 렌트 콘트롤이 적용되는 주택이 더 많아지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 중 10%만이 저소득층 주택인 것이 오늘날 한인타운의 실정이다.
캘리포니아 주와 로스 앤젤레스 시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보아도 실정은 똑같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2009년에 재개발 투자 예산 17억 달러를 삭감하고 신규 저소득층 주택 예산을 전면 중단했다. 로스 앤젤레스 커뮤니티 재개발국은 주 정부의 예산 삭감 때문에 한인타운에서 추진 중이던 저소득층 주택 350 유닛을 비롯하여 다운타운 150 유닛, 할리우드 지역 119 유닛, 그리고 맥아더 공원 인근 89 유닛 등의 저소득층 주택 건축이 불안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고 밝혔다. 동시에 로스앤젤레스 시의 5,500개 저소득층 주택 유닛이 추후 5년 사이에 저소득층이 아닌 일반 주택으로 바뀌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부 예산이 필요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산 삭감은 저소득층 주택을 필요로 하는 연장자와 저소득층 가정만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다. 금년에 UC 계열 대학 학비가 32% 인상되었고 내년에도 추가 인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수천명의 교사 및 학교 관리직이 해고 당했다. 정부 보조금을 받는 연장자들은 월 수입이 $907에서 $845로 줄어들게 되었다. 이렇게 한인 커뮤니티를 비롯해 저소득층 커뮤니티의 연장자, 일하는 가정 및 대학생들은 유래 없는 주 예산 삭감 문제로 삶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이 상황을 타개하는 해결책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현재 정부 예산을 통과시키거나 세금을 인상하기 위해서는 정부 의회에서 일반적으로 필요한 다수표가 아닌 3분의 2에 해당하는 찬성표가 필요하다. 주민 발의안을 통해 이 규정을 다수 (50% 이상)로 바꾼다면 주 예산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현재 소수의 보수 의원들이 3분의 2 찬성표 규정을 발동하면서 세금 인상을 막고 있다. 불경기에 세금 인상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이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경기 부양책이 필요한 오늘 저소득층 주택 건설을 막고, 교사와 공무원들을 대량 해고하고, 연장자들의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과연 경제에 도움이 될까? 불경기에 실시되는 감세 조치는 결국 크레딧 카드 빛을 값거나 저축하는데 주로 사용 될 뿐, 내수 시장을 활성화 시켜 경제를 이끌어 올리는데는 효력을 발생하지 못하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한 감세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동원 된 예산 삭감은 어떨까? 공무원을 대거 해고해서 실업 수당을 지불하고, 연장자들의 월 수입을 줄이고, 건설 프로젝트를 중단하면 결국 돈의 흐름이 끊기고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닌가? 현재 주 하원에서 다수당의 의석 점유율이 62%인데, 소수당 의원의 반대로 주 재정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예산 증책안이 통과 되지 못하는 것도 3분의 2 표결 규정 때문이다.
이번 6월 8일 예비선거에서 표결에 붙여지는 발의안 13번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발의안 13번의 내용은 표면적으로는 지진 방지 촉진이라는 명목으로 실시되는 재산세 재감정 면제 조치이지만, 지금과 같은 예산 위기 국면에서 재산세 인하는 소규모라 할지라도 후유증을 남길 수 밖에 없다. 발의안 13번은 막아야 할 발의안이다. 마찬가지로 11월 본 선거에서 3분의 2 기준을 바꾸는 주민발의안도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한인 커뮤니티는 투표소에서 젊은 부부, 대학생, 연장자들을 지키고 경제를 되살릴 방안을 지지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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