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연/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커뮤니티 교육 행정 디렉터 (중앙일보 2-19-2010)
주택 경기가 바닥을 쳤고 이자율이 좋으니 많은 사람들이 요즘 주택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 한 것은 차압 위기가 한창이었던 2008년이나 2009년에도 주택 구입을 고려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한쪽은 집을 잃고 한쪽은 집을 얻는, 완전히 반대인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나는 결정적이면서도 단순한 상관관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집을 잘못 얻으면 잃기도 쉽다.”
나는 지금 집을 잘못 얻은 주택 소유주들을 탓하고 꾸짖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나는 단지 이들이 꿈과 희망으로 가득찼던 초심으로 돌아가 가정을 지키고 손해를 최소화하는 길을 찾는 것을 바라는 것이다. 특히 집을 잘못 얻었던 사람들에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하루빨리 조치를 취하라고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집을 잘못 얻은 사람들은 대게 현재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모기지가 어떤 융자 프로그램인지, 이자율은 얼마인지 잘 모르거나, 브로커가 시켜서 서류를 꾸민 후 수입을 불렸거나, 집값 오른다는 말만 믿고 능력 밖의 집을 샀거나, 또는 이러한 모든 현상을 골고루 가지고 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주택 소유주들도 최소한 한 가지 항목에 해당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자신이 집을 잘못 얻었다고 생각된다면, 우선 모기지 노트를 꺼내어 보자. 깨알같은 글씨에 복잡한 금융 용어들이 난무하지만, 렌더 이름, 모기지 번호, 이자율, 상환 기관, 융자 프로그램, 월별 페이먼트는 최소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봐도 모르겠으면 민족학교에 물어보자. 둘째, 현재의 수입과 지출을 적어서 한 달동안의 흑자 또는 적자를 계산해 보자. 현재의 재정 상황을 점검하지 않고서는 모기지 페이먼트를 계속 낼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없다.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보되, 수입 지출을 쓰는 양식이 없어서 못쓴다 하면 또 민족학교에 물어보자.
마지막으로 집을 투자의 관점이 아닌 삶의 관점으로 바꾸어 보자. 2006년, 2007년에 발행된 수많은 서브 프라임 융자들은 단기 투자 목적으로 설계된 융자로서, 페이먼트를 내기에 수입이 부족한 사람들이 집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지 않았다. 이는 이후 서브 프라임 위기로 여실히 드러났고, 집값 상승을 기대하며 무리하게 내집 마련을 했던 많은 주택 소유주들의 주택은 줄줄이 은행으로 넘어갔다. 가족과 함께 모여 살고 내 능력 한도에 맞는 금액을 거주 비용으로 지불하면, 그것이 비록 내 소유 집이 아닐지라도 그것이 화려한 콘도는 아닐지라도 충분히 행복의 원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천운이 도와서 로또에 당첨된다면 모르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내 것을 지키고 유지하는 것은 나 자신만이 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부지런함과 성실함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작은 미약할지라도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앞서 언급한 작은 것부터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주택 소유주들에게는 민족학교와 같은 보조기관이 있으니 주택 문제와 관련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오늘 쌀집 계산기를 꺼내어 두들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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