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민족학교 이민자 권익 조직활동가
(중앙일보 7-16-09)
최근에 안타까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민족학교를 통해 상담을 해 주었던 고등학생이 지원 한 대학 중 한 곳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게 되었지만, 서류미비자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장학금을 받지 못 해 그 대학 진학이 불가능해 졌다는 소식이었다. 미국은 자유와 정의 그리고 평등의 나라이다. 우리 자녀들은 초등학생 때 부터 그렇게 배워 왔다. 그런 가치를 내세우면서도 서류미비자 청소년들에게 꿈을 꿀 자유와 공평하게 경쟁 할 기회를 빼앗는 이 나라가 실망스럽다. 미주 한인 5명 중 1명이 서류 미비자인 현실 속에서, 우리는 주변에서 이러한 안타까운 사연을 많이 보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안타까워하는 생각 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 문제이다.
이러한 현실을 변화시키고자 민족학교는 청소년들과 함께 드림법안 캠페인을 추진 중에 있다. 드림법안은 이러한 청소년들에게 시민권을 취득 할 기회를 제공해서 대학에서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법안이다. 통과 될 경우 전국의 170만 명 청소년에게 적용이 될 전망이며, 현재 연방상원(법안 S.729) 과 하원(법안 H.R.1751)에 각각 상정 되어 조금씩 스폰서 의원을 확보 해 나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국토안보부의 나폴리타노 장관 및 100명이 넘는 연방 의원들이 드림법안을 지지하고 있으며, 종교인, SAT 시험을 관장하는 칼리지보드사, 하버드 대학 학장, 월가의 거대 금융기업에 이르기까지 사회 각계 각층에서 드림법안의 조속한 통과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정치적인 이해 관계를 초월 해 드림법안은 사회에 꼭 필요한 것이라는 점에 공감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은 우리의 미래이고 재산이다. 재능 있는 청소년들이 대학교육을 받으면 고소득 전문직의 자리에서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며 최종적으로 개인 소비 증대와 정부 세수가 늘어서 경기 회복에 일조하게 된다. 경제를 생각해서라도 드림법안은 꼭 지지해야 하는 것이다.
이미 처음 소개 된 지 8년이나 지난 드림법안이지만 2007년까지는 반 이민 여론에 밀려 전체 표결 조차 되지 못했다가 2007년에는 상원에서 아슬아슬하게 무산되었다. 그 때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커뮤니티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한 활동들이 쉬지 않고 지속 되었고 다시 2009년에 기회가 왔다. 2007년도 보다는 유리한 입장에 있지만 연방 상원 60표와 하원 218표의 찬성이 이루어져야만 나머지 1표 대통령의 서명으로 법안이 발효될 수 있다.
정치적으로 숫자와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의견들이 가능한 많은 의원들에게 전달되어 긍정적인 입장을 이끌어 내어야만이 가능하다. 대통령을 비롯하여 사회 각계 각층이 멍석을 깔아 주었다면 굿판을 이끌어야 하는 일은 우리의 몫이다. 혼신의 힘을 다하여 주어진 기회를 열매로 만들려는 노력이 우리 모두에게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현재 민족학교에서는 드림법안 통과를 위하여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드림엽서 서명 캠페인, 연방 의원방문, 전화 걸기, 팩스 보내기, 9월 17일 워싱턴 DC에서 크게 펼쳐질 시민참여의 날 등의 활동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 글을 읽는 누구라도 관심만 있으면 함께 참여 할 수 있다. 드림법안을 위해 한인 커뮤니티 전체의 힘들이 모아 질 때만이 꿈이 이루어 지는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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