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이 통하지 않는 처방약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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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엘에이 한인타운 민족학교의 홍방원 (좌측)씨가 이경우씨의 메디케어 처방약 플랜 혜택에 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Glenn Koenig, LA Times)

우리말이 통하지 않는 처방약 플랜
영어가 힘든 노인들이 메디케어의 신규 처방약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os Angeles Times 3-27-06)
Rong-Gong Lin II, Times Staff Writer

이미 한달이 지났으나 이선화 (81세)씨는 약을 못 받고 있었다.

이 한인타운 거주자 노인은 연초 약 지급을 거부 당했다. 약사는 이선화씨가 신규 메디케어 처방약 카드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으나 이는 잘못된 정보였다. 그는 몇 주 동안 기다리고 기다렸다. 심지어 한인타운의 관련 단체에서 자원 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카드를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카드는 오지 않았다.

만성 위장 통증에 시달리자 이선화씨는 2주 전 자신의 메디케어 처방약 회사인 블루 크로스에 전화하여 다시 문의 하였다.

이선화 할아버님은 비영리 단체에서 준비한 용지에 의지해 "아이 돈 스피크 잉글리쉬, 코리안 플리즈"라고 수화기에 대고 말했다.

이선화씨가 기억하는 바로는, 전화선 저쪽에서부터 "여기 코리안 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라고 퉁명스러운 답변이 들려왔다. 보험 회사 직원은 오히려 "그쪽에 혹시 영어 하는 사람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미 영어를 문제 없이 구사하는 노인들도 메디케어 신규 처방약 플랜을 이해하는 것에 문제를 겪고 있다. 영어를 거의 못 하거나 조금만 하는 이민자들은 훨씬 더 큰 문제를 맞닥뜨렸다. 플랜을 선택해야 하는 5월 15일 기한이 다가옴에 따라 이민자 노인들은 병원과 지역 단체 및 약국들에 큰 무리로 몰려들어 도움을 받으려 하고 있다. 이들은 메디케어 처방약 플랜과 관련하여 받은 수많은 우편물을 읽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이 가입된 플랜에 대한 질문 조차 못 하는 실정이다.

"미칠 지경이오!"라고 알함브라 시의 알파 약국 주인 빅터 러 Victor Law의 일갈했다. 빅터러씨는 중국어권 노인을 돕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대부분의 경우 노인 분들은 봉투가 찢어질 정도로 편지를 차곡 차곡 채워서 가져옵니다. 우리는 편지를 모두 읽어보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일일이 설명해 드려야 되지요."

미국에서 몇 년간 근로한 일부 노인들은 전국적 규모의 프로그램에서 소외되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 문제의 일부는 노인 및 장애인을 위한 정부 의료 프로그램인 메디케어 뿐만 아니라 메디케어와 계약 관계에 있는 사기업 보험 회사에도 있다.

이선화씨는 통역을 통해 "메디케어 파트 D는 제가 젊었을 때에 열심히 일해서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20년 살았으며 한글학교의 건물 매니저를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전 제가 세금을 꼬박 꼬박 냈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제 노후를 책임져 줄 알았습니다."

수백만 명의 수혜자들이 문제 없이 처방약을 받았으나, 처방약 프로그램은 금년 1월 수십만 명의 환자들이 약국 계산대에서 약값 문제를 겪으면서 불안정한 시작을 보았다. 많은 경우 약사들은 환자의 혜택 여부를 확인 할 수 없었다. 다른 경우 환자들은 지나친 요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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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전우남 (좌측) 씨가 민족학교 이소정씨로부터 메디케어 처방약 플랜 관련 도움을 받고 있다. 의료 회사의 통역 서비스는 문제가 많다. (Glenn Koenig, Los Angeles Times)

전국적으로 언어 장벽에 대한 불만이 접수되었으나 이는 특히 캘리포니아 주에 집중되었다. (National Senior Citizens Law Center)의 진 핀버그 Jeanne Finberg에 의하면 인구의 20%가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며 저소득층 노인의 비율도 비슷하다.

"연방 정부는 이 인구 층에 대한 노후 보장에 있어서 실패한 것입니다"라고 핀버그는 꼬집었다. "메디케어 수혜자 중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프로그램의 그 어느 부분도 이해 할 수 없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것 입니까?"

지난 주 메디케어 관리들은 비영어권 인구를 포함한 수많은 노인 센터에서 홍보 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들은 스페인어, 중국어, 베트남어와 우리말로 문의 전화 번호를 운영하는 비영리 단체들을 일부 재정적으로 지원하였다.

메디케어의 의료 보험 전문가 안네 어베리 Anne Avery는 “우리는 얼마든지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이들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홍보를 잘 할 수 있는지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메디케어 대변인 피터 아쉬케나즈 Peter Ashkenaz 에 의하면 메디케어 계약 하에 처방약 플랜을 제공하는 회사들은 전화 상담을 요구하는 비영어권 고객들에 대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메디케어에 직접 전화 할 경우 수혜자는 무료 상담 번호를 (800)-MEDICARE (633-4227) 통하여 통역을 요구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는 영어로 해야만 하는데 이것은 일부 이민자들의 등을 돌리게 한다. 스페인어를 하는 이들은 숫자판 2번을 누를 수 있지만 전화 상담을 찾는 이들은 영어로 된 메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그 어디에도 우리말 또는 타 언어 통역이 제공된다는 표시는 없다.

알함브라 약사 러 Law씨는 메디케어 관리국이 언어별로 직통 전화선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점에 큰 불만을 표시했다.

언어별 직통 전화선이 있었다면 비영어권 수혜자들이 “이렇게까지 무방비로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러 Law 씨는 말했다. 현재 “그들은 도움을 받으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지난 주 노인 여성 여러 분이 로스 엔젤레스 코리아타운에 위치한 비영리 단체 민족학교를 방문해 메디케어 처방약 보험 혜택에 대한 도움을 받고자 하였다.

대부분의 질문은 간단한 내용이였다. 은퇴한 전직 세탁소 주인인 진 에이미 (73세)씨는 약비를 알고자 했다. 한인타운 거주자인 에이미씨는 이를 스스로 하지 못하였다. “시도는 해보았지요.”라고 그는 우리말로 이야기했다. “전화를 걸어 오랜 시간 대기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어요.”

민족학교의 목표는 그저 통역을 제공 해 주는 것이 아니라 노인들이 스스로 처방약 플랜을 관리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이하 보건팀)의 보건팀장 이소정 (Shannon Lee)씨는 말했다.

기자와 민족학교 직원이 듣는 상태에서 진씨는 다시 자신의 플랜 휴마나 회사에 전화를 하여 통역 요구를 재 시도하기로 하였다. 진씨는 민족학교가 제공하는 통역 요청 절차를 다시 복습했다. 첫째, 녹음된 음성이 아니라 실제 사람이 나올때까지 숫자판 0번을 반복해서 누를 것. 둘째, “코리안 플리즈”라고 말 할 것.

진씨는 15분을 기다린 후 전화를 끊었다. 그는 다시 전화해서 30분을 기다린 후에야 통역을 받을 수 있었다. 그것도 민족학교 직원이 중간에 수화기를 들어 재차 통역 요청을 한 후에였다.

이경우씨의 통화는 짧은 편이였다. 65세 다우니 (Downey)시 거주민인 그는 자신의 처방약 카드 번호를 받으러 전화를 걸었고 몇 분 만에 유니케어 담당 직원과 통화하게 되었다.

“도와 드릴 수가 없네요”라고 직원은 큰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죄송하지만 통역이 없습니다. 유니케어로 전화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민족학교측에서 도움을 받아 문의 내용을 해결하기는 했으나 이씨는 창백해져 있었다. “말이 안 통하니 너무 답답해서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라고 그는 우리말로 말했다. “꽉 막힌, 장애인이 된 느낌이었어요.”

그는 이후 통역을 구하기가 더 쉬운 회사로 플랜을 변경했다.

유니케어와 블루 크로스의 모체 회사 웰포인트의 대변인에 의하면 회사 정책은 고객이 통역을 요구 할 경우 이를 속히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선화씨와 이경우씨의 경험을 전해 들은 뒤 “원래 그렇게 되는 게 아닌데 말이지요.” 라고 다우선오크에 기반한 보험 회사측의 기업 통신 부회장 로버트 앨러니즈 Robert Alaniz 는 말했다.

그는 타임즈지가 문의한 이후 금요일 지사장들에게 이 회사 정책에 대하여 상기를 시켰다고 했다.

앨러니즈에 의하면 회사측은 내부적으로 많은 언어 통역사를 고용하고 있으며 다른 언어가 필요 할 경우 고객 부서 직원들은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이용 할 수 있다고 한다.

“저희의 사과를 받아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앨러니즈는 말했다. “우리는 비영어권 고객 분들이 다시는 그러한 경험을 하지 않도록 우리의 역량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어떠한 일이라도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많은 플랜에서 일상적인 것이라고 민족학교의 이소정씨는 말했다.

“어떤 때는 고객 담당 부서 직원들이 잔 꾀를 부려 “여보세요, 거기 손님, 영어 조금이라고 할 줄 아세요?” 라고 말 할 때도 있습니다”라고 이씨는 말했다. “그들은 아예 통역을 안 찾으려 하는 것이지요.”

(California Health Advocates)의 변호사 데이빗 립슈츠 David Lipschutz 에 의하면 비록 훈련된 통역이라 할지라도 처방약 프로그램에 익숙하지 않을 경우 메디케어의 개념을 통역하는 것에 애로 사항이 많다.

현재로서 민족학교 같은 비영리 단체들이 그 공백을 메꾸고 있다.

그러나 민족학교의 한국어권 노인들은 메디케어와 플랜 제공 회사에 대해 근심이 끊이질 않는다.

진씨는 우리말로 “집에서 내가 메디케어 관리국이나 보험회사로 전화하는 것이 불 가능해 보인다.” 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