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영/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블로거 (중앙일보 11-15-2010)
1975년은 텍사스 주의 이민자 커뮤니티에게 크나큰 충격을 안겨준 한 해였다. 텍사스 주 교육 제도 법이 개정 되어 서류미비자 학생들의 공공 교육에 대한 권리가 박탈 당한 해였기 때문이다. 이민 신분에 따라 영주권이 없는 서류미비 학생들이 공공 교육 제도에 입학을 거부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이 사건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주 의회의 입학 거부 정책은 1982년 연방 대법원에 의해 위헌 판결을 받게 된다. 연방 대법원은 텍사스 주의 서류미비 이민자에 대한 교육 정책은 연방 수정 헌법 제 14조의 차별 금지 조항을 위반 했다고 판결 되었으며, 그 이유는 법안 개정 측의 논리가(서류미비자 학생 때문에 주 정부가 손해를 보고 있다는) 근거가 없다고 결론 지어졌기 때문이다. 이 판결은 추후 Plyler v Doe 판결문으로 불리며 미국 전역에서 서류미비자 학생들의 교육에 대한 권리를 지키는데 사용되어 왔다.
캘리포니아 주도 1994년에 유사한 법안이 통과 되었다. 주민 발의안 187, "Save Our State"라고도 불리어진 이 발의안은 서류미비 이민자들에게 일체의 정부 의료 보험, 공공 교육, 그리고 복지 수혜를 금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 해에는 또한 주지사 선거가 있는 한 해이기도 했다.
피트 윌슨 공화당 후보는 캐슬린 브라운 민주당 후보에 맞서 재선을 노리고 있었다. 윌슨 후보는 주민 발의안 187번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그는 수만 달러의 광고비를 지출 해 가면서 소위 "불체자"들을 공격했고, 이러한 공세가 보수 표를 결집시켜 그의 당선을 도울 것이라 내심 기대 했다. 결과적으로 캘리포니아 주의 유권자들은 윌슨 후보와 주민 발의안 187번을 둘 다 지지했다.
발의안 187번에 항의하는 버클리대 학생들
이러한 결과는 캘리포니아의 이민자 커뮤니티에게 큰 실망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주민 발의안 187번은 마찬가지로 미국 수정 헌법 제 14조의 차별 금지 조항을 위반 해 위헌 판결을 받았다. 법안은 금지 되었으나 그 법안이 상징하고 있던 반 이민 여론은 캘리포니아에서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다른 주에도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다.
대학에서 이러한 사실을 배울 때 나는 한인으로서, 그리고 민족학교라는 이민자권익 단체의 회원으로서 큰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유권자 중 59% 이상이 이런 비인도적인 내용에 찬성 할 수 있단 말인가? 이들의 눈에 이민자들은 모두 예비 범죄자나 하등 생물로 보인단 말인가?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빼앗는다던가 나라를 망친다던가, 그런 반이민 단체들의 선동을 실제로 사람들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고 믿기 어려웠다. 우리는 이민이라는 경제 사회적 현상에 대해 한 발 물러서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만일 주민 발의안 187번이 오늘날도 현존하고 있었다면 내 주변 서류미비자 친구들의 삶은 180도 달라졌을 것이다. 나는 수 많은 서류미비자 학생들이 학비 융자도 못 받는 상황에서 힘들게 돈을 모아 대학을 다니는 것을 보아 왔다. 미국 사회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서류미비 이민자 학생들이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릴 수도 있었다. 다행히도 주민 발의안 187번은 위헌 판결로 실행 되지 않았다. 오직 역사책에서만 그 소름 끼치는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주민 발의안 187번이 통과 된 지 16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지났건만 우리는 아직도 이민 이슈 합의에 도달하기까지 수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1982년의 Plyler v Doe 판결이 왜 미국 사회에 있어서 올바른 판결이었는지 되새길 필요가 있지 않을까? 누군가의 교육 권리를 앗아가는 것은 어린이들의 꿈과 미래를 빼앗아가는 것과 다름 없다. 미국 사회의 가치는 약자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권리를 존중 하는 것이다. 반이민 여론은 인종 차별 감정과 동시에 낯 설은 이민자들을 향한 히스테리 반응일 따름이다.
교육은 인종, 이민 신분과 관계 없이 누구든지 누려야 할 권리이다. 그렇게 함으로서 사회에 대대로 기여 할 일꾼들을 키워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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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고문은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의 New Organizing Project 블로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중앙일보에 공동 게제 됩니다. (원문: Plyler, Proposition 187 and Progress) 웹사이트 nakasec.org, 트위터 태그 #nopit 으로 함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