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기회, 우리 어린이들의 꿈

Green Son 손그린 민족학교 코디네이터
(중앙일보 7-18-08)

민권운동가 밥 모세스는"이 나라에 살고 있는 모든 어린이들은 필연적으로 이 나라의 어린이로 받아 들어져야 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어린이들이 인종에 상관없이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 한 것이다. 허나, 흑인들이 1960년대 연방법으로 어렵게 바꾸어 놓은 평등교육의 주장은 현재 막다른 벽에 부닥쳤다. 그 이유는 최근 캘리포니아 안에서만 해도 커뮤니티 칼리지와 4년제 대학교 들이 서류미비 학생들에게 거주자 학비 혜택을 거부하거나 아예 입학을 거부 하고 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에 끝나지 않아, 현재 캘리포니아와 동일한 제도를 실행했던 주정부들 조차도 속속 거주자 학비 혜택 제도를 폐지 하고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하여 일리노이, 캔사스, 뉴멕시코, 뉴욕, 오클라호마, 텍사스, 유타, 워싱턴, 미네소타 등 10개 주에서 자격을 갖춘 서류미비자 학생들에게 주민학비 혜택(In-State Tuition)을 주는 제도를 실행하고 있었지만, 최근 오클라호마 주에서는 서류미비자 주민학비 법을 폐지하였으며, 아리조나, 콜로라도와 조지아 주는 기존에 제공하던 주민 학비 제공을 거부 하고 있으며, 노스캐롤나이나 주 에서는 아예 커뮤니티 칼리지와 공립대학의 입학 자체를 금지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우리가 거주 하고 있는 로스엔젤레스 인근 커뮤니티 칼리지에서도 2008년 가을학기 등록 시즌에 이러한 일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아직 주민학비 법 (AB540법)이 유효한 캘리포니아 주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의 대다수는 대학 측에서 에서 국토안보부의 유학생 비자 관련 규정을 잘못 해석하여 서류미비자 학생들에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들은 이 규정을 근거로 내세워 서류미비자 학생에게 입학을 거부 하거나, 거주자 학비혜택 대신 10배나 높은 비주민 학비(Out-of-State Tuition)를 지불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 대학들이 근거로 삼는 규정은 국토안보부가 2002년 재검토한 규정인 8 C.F.R.214.2(b)(7) 이다. 이 규정의 핵심 내용은 이렇다: "2002년 4월 12일 이후로 관광/방문 (B1/B2)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이 미국 내 학업과정에 등록하는 것을 금지한다. 하여, 학업 과정에 등록을 원하는 비 이민 계열 외국인(non-immigrant alien)는 학생비자 (F1)로 전환 한 후 학업 과정에 등록 할 수 있다."

이들 대학들은 한인 및 아시안계 서류미비자들이 대부분 방문비자로 입국한 것에 착안, 이 규정이 해당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법적 조항을 적절히 해석하지 못해 생긴 오해이다. 이 규정은 방문비자가 만료되지 않은 합법 체류자가 이민신분을 유지하며 대학에 등록 할 때 따라야 할 통상적 절차를 명시한 것 뿐이다. 비자가 만료되어 서류미비자가 되면, 이민법 상 더 이상 비 이민 계열 외국인 (non-immigrant alien)이라는 분류에 속하지 않게 되며, 이러한 규정도 더 이상 적용이 되지 않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으로 올 때 비자가 있었다고 할지라도, 비자가 만료가 되어 서류미비자가 되었다면 더 이상 이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라티노 서류미비자 학생은 비자를 가지고 입국하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넘는 것으로 생각 되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굳이 이 규정을 적용하려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라티노 학생도 절반 가량이 비자를 가지고 들어와 비자가 만료된 경우이기 때문에 이는 편견에 기인한 차별적 대우라고 볼 수 있다. 반면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계 서류미비자 학생은 꼭 모두가 비자 만료로 인한 것은 아닌데도 학교에서 이 규정을 내세워 여권 검사를 요구하고, 비자로 입국한 것이 드러날 경우 이 규정을 적용해 입학을 거부하고 있어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년에 캘리포니아에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UC 샌디에고에 가기 위해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마지막 수업 하나를 이수하던 한 여학생은, 수업 마지막 일주일을 놔두고 학교에서 퇴학처분을 받았다. 이 학생의 경우는 2002년 4월 12일 이후로 관광 비자로 미국으로 입국하였으며, 학교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아무리 비자가 만료가 됐다고 하더라도 그 여학생을 거주자 학비 신청자로 받아 들이지 않았다. 더하여, 이러한 신분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 자기 학교에 등록한 것을 알게 된 학교는 학생이 반에서 상위 2%에 드는 성적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비자로 미국에 들어온 이유 때문에 퇴학 조치를 시켜버렸다.

이곳에 이민을 온 청소년 중에서는 자신의 전체 인생 중 20년 가까이를 이곳에서 보낸 사람도 있다. 이민자 가정의 자녀들은 대부분 부모님의 의지로 이민을 오게 된 것이다.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는 서류미비자 학생들에게 교육을 빼앗아 가버리는 이러한 조치들은 지극히 불공평하다. 그러므로 학교 관계자들에게 서류미비자의 대학 입학 관련 사항을 교육하는 것이 절실하다.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들에게 합법적인 신분을 약속하는 드림법안의 통과에 우리 커뮤니티가 나서서 같이 힘을 써야 할 것이다. 우리 커뮤니티의 미래, 젊은 청소년들의 교육이야말로 조건 없이 이루어 져야 할 가장 우선적인 과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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