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한인 커뮤니티 위하여: 자신만만 코리안아메리칸 - UCLA 공중보건학 안젤라 조 교수
코리아타운 데일리 9-26-07 B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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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CLA 공중보건학 및 예방학 안젤라 조 교수가 의료봉사에 대한 소신을 말하고 있다.
한인들 중에는 유난히 '의사'를 진로로 정하는 이가 많다. 정년퇴임이 없고 명예와 부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UCLA 공중보건학 및 예방학 안젤라 조 교수(37)가 의료인의 길로 들어선 이유는 특별하다. '진료를 받지 못하는 가난한 이들을 돕겠다'는 강한 의지는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나왔다.
퍼시픽 유니언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조씨는 1990년 괌 인근의 작은 섬 야프(Yap)에서 1년간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했다. 의사였던 삼촌이 괌에서 의료선교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조씨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그전 까지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몰랐어요. 섬 주민들과 생활하면서 삼촌처럼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죠."
조씨는 로마린다 의대에 진학했고 소수인종과 저소득층이 많은 시카고 쿡카운티 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를 거쳤다. 하지만 곧 회의가 들었다. 의사가 돼도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처방전을 줘도 돈이 없어 약을 구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의료보험이 없어 병원에 오지 못하는 살마들도 많고요. 그래서 좀 더 커뮤니티에 다가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조씨는 LA로 돌아와 UCLA 에서 공중보건학 및 예방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의대 교수이자 전문의로서 UCLA 의대생과 레지던트를 가르치느라 하루 24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UCLA 병원 부속기관 '아시안 암예방 연구센터(ANNCART)' 커뮤니티 메디컬 디렉터를 맡아 본격적으로 커뮤니티 의료봉사에 뛰어들었다.
그의 노력은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7월 한국국립보건원과 전미암협회로부터 5년간 커뮤니티를 위한 무료 정기 암검진 지원을 약속받았고 한국의 날 행사기간 동안 고려보건진료소와 함께 400여명의 한인들에게 무료 암검사를 실시했다. 또한 다음달 6일 민족학교와 함께 올림픽 장로교회에서 무보험 및 저소득층 한인을 위한 무료 건강검진도 실시할 예정이다.
"인턴십이나 멘토링을 통해 의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2차검진을 전문으로 하는 클리닉도 만들고 싶구요. 건강한 한인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해야죠."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