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운타운서 대규모 시위…한인 300여명도 동참
25일 LA다운타운에서 열린 반이민 정책 반대시위에 무려 50만 명이 넘는 인파가 운집, 다운타운 거리들이 인산인해의 물결을 이뤘다.
LA 역사상 최대규모의 집회로 추정되는 이 날 시위 참석자들은 브로드웨이와 올림픽 교차로를 시작으로 LA시청까지 평화행진을 하며 이민자 권리 보장을 촉구했다.
27일 상원법사위의 이민 법안 논의를 앞두고 이민 및 인권단체들이 미 전역에서 진행중인 대규모 집회의 정점을 기록한 이날 시위에는 노동자, 종교인, 학생, 일반시민 등 다양한 주민이 참석했다.
반 이민 정서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참여가 주를 이뤘지만, 한인들도 이민자 인권 옹호에 목소리를 높였다. 한인사회에서는 민족학교를 중심으로 300여명(주최측 추산)이 동참했고 서류미비자의 값싼 노동력에 많이 의존하는 미주한인봉제협회와 LA한인의류협회는 회장들이 직접 시위에 나섰다. 미주한인회와 한인회장 후보 캠프 관계자도 시위대에 힘을 실어줬다.
민족학교 윤희주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는 “4월10일 상원 전체투표 때까지 이민자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규모 시위는 역사상 최악의 반이민법으로 불리는 ‘HR 4437’(일명 센센브레너-킹 법안)이 공화당 주도로 연방하원을 통과하면서 촉발됐다. HR 4437은 서류미비 노동자 고용주 단속,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지역경찰의 이민법 집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HR 4437이 통과될 경우 서류미비자를 고용한 한인업주는 물론 이들에게 도움을 제공한 봉사단체와 종교기관도 처벌을 받게돼 한인사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서류 미비자인 루디아 홍씨는 “딸이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데, 주민할인 혜택을 못 받게되면 대학학비가 너무 비싸 걱정이 많다”며 이민문제에 대한 한인사회의 관심을 부탁했다. 영주권자인 남지현(66)씨는 “서류미비자인 딸과 사위가 항상 마음을 졸이고 일도 제대로 못해 안타깝다”고 시위참가 이유를 밝혔다. 시민권자인 이재빈(75)씨는 “나는 상관없지만, 인권에 관련된 문제라 등한시 할 수 없었다”며 “한인 단체들과 교계가 좀 더 앞장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는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시장과 파비안 누네즈 주하원의장도 모습을 나타냈다. 비아라이고사 시장은 “우리는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사람들을 죄인 취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설적 노동운동가 시저 차베스의 생일인 26일에도 LA다운타운에서 농장노동자노조 주최로 관련시위가 열렸다. 4,000여명의 시위대는 행진 후 앤젤스 성모성당에서 추모행사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