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학교 이대인 시민참여 코디네이터 (중앙일보 송고 칼럼)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은 11월 6일 선거에서 상반되는 두 가지 미래상(未來像)을 놓고 투표를 하게 된다. 첫째는 모든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함께 공평한 몫을 세금을 기여함으로써 교육에 투자하고 중산층을 공고히 다지며, 모든 이민자, 모든 주민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미래이다. 한인들은 투표에 대거 참여 함으로서 이러한 비전을 향한 작은 디딤돌을 만들 수 있다.
우리가 피해야 할 다른 미래상도 있다. 이 미래는 교육과 복지를 무너뜨리고, 캘리포니아의 이민자와 일반인이 대기업의 영향 아래 그들의 정치 참여를 막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것은 주민발의안 32번이 숨기고 있는 미래이다. 발의안 32번이 통과된다면 초중고 교육 예산과 중산층의 회복, 이민자의 권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발의안 32번은 진정한 의미를 감추고 있는 불공정한 법안이다. 이 발의안이 통과되면 대기업이 지속적으로 무제한으로 정치 자금을 기부하도록 허용해 일반 유권자의 목소리를 억누르게 될 것이다. 발의안 32번은 크게 두 가지의 내용을 포함한다. 대기업과 노동조합들이 주 정부 및 지역 정치인들에게 직접 기부를 하지 못하게 하고 노동조합의 정치기금 마련을 제한한다.
대기업들은 이미 노동조합보다 15배나 더 많은 정치자금을 동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과 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는 슈퍼팩(“Super-PAC”)들은 영향력을 유지하게 된다. 대기업들은 정치 활동을 위해 직원 급여 공제액이 아닌 자사 이익금을 이용하기 때문에 그렇다. 32번 발의안의 주창자들은 이 발의안이 이익집단들의 영향력을 줄인다고 주장하지만 결국은 대기업들의 영향력만 확장하고 정치개혁을 오히려 막는 역효과가 있다. 발의안 32번이 통과 될 경우 이미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대기업들에게 더욱 더 큰 힘을 실어주며 일반 주민들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민주주의 제도의 미래를 위해 주민발의안 32번에 반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발의안 32번은 또한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소방원, 간호사, 교사 등 사회에서 신뢰하는 자리를 가진 이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노동 조합에 의해 대표되고 있다. 주민발의안 32번은 타주 대기업과 슈퍼팩이 선거에서 수백만 달러를 동원해가며 선거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노동 조합들은 또한 한인 커뮤니티의 주요 사안을 지지해온 중요한 연대 세력이다. 대부분 기업의 이해관계는 공립 교육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에 있는 한편 노동조합들은 공립 학교 제도와 아이들의 교육을 지키기 위해 활동 해 왔다. 또한 이민자 커뮤니티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이민개혁, 가족 재결합, 드림법안 등의 정책 또한 노동 조합들이 강력히 주장해왔다. 끝으로 노동 조합들은 중산층 한인 가정들이 필요로 하는 헬시패밀리 같은 어린이 건강보험을 지키고 연장자 복지 서비스에 대한 삭감을 반대 해 왔다.
주민발의안 32번은 타 주 대기업들의 자금 운영을 무제한 풀며 동시에 교육 투자, 사회 안전망 지원, 이민자 권익 보호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약화하는 불공평한 발의안이다. 정치개혁은 필요하다. 그러나 32번 발의안은 이미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대기업들의 영향력만 키워주고 있다. 32번 발의안은 이미 발의안의 의도를 간파한 유권자들의 반대에 부딛혀 각종 설문조사에서 낮은 지지도를 받고 통과 가능성이 희박하다. 주민발의안 32번의 외향만 보고 속지 말고, 11월 6일에 반대 표를 행사하자.